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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12화
‘검은 재앙(Black Disaster)’.
흔히들 ‘B.D’라고 부르는 몬스터가 있다.
‘재앙’이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녀석이 지금껏 일으킨 전적은 인류에게 있어서 끔찍하기 이를 데 없는 참사였다.
첫 등장부터 LA 도심 한가운데 나타나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세계 최강의 헌터이던 가르시아마저 살해당했다.
그리고 당시의 피해를 미처 다 수습하기도 전에 뉴욕에 나타나 마침내 뉴욕이라는 도시를 앞으로 적어도 몇 세기 동안은 생물이 살아갈 수 없는 불모지로 만들었다.
뭐, 사실 뉴욕의 경우에는 B.D가 일을 벌였다기보다는 당시 미 정부의 그릇된 판단으로 인한 자살골에 가까웠다.
만약 핵을 날리지만 않았다면 지금껏 그랬던 것처럼 B.D가 아무 일도 없이 돌아갔을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니까.
어찌 되었든 당시 미 정부의 오판과는 별개로 B.D는 재앙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흉악한 괴물이다.
인류 역사상 최악, 최흉의 병기인 핵폭탄을 맞고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멀쩡하기 그지없는 모습.
단신으로도 이미 재앙이란 이름이 아깝지 않은데, 그 밑으로 여러 고랭크 몬스터들을 부린다.
흉악한 것을 넘어서 참혹하기 그지없다.
이런 B.D에 대한 문제로 전 세계는 골머리를 앓았다.
당장 B.D를 쓰러트리겠다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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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이프게임 인류가 동원할 수 있는 최강의 병기에도 아무런 피해가 없었는데, 어찌 B.D를 쓰러트릴 수 있겠는가?
그렇기에 전 세계가 고민하는 것은 다름이 아니다.
적어도 B.D가 다시금 나타났을 때, 최대한 피해를 줄일 방법이 필요했다.
아예 막는 것은 불가능. 세이프파워볼
그렇다면 적어도 그 피해만이라도 최대한 줄여야 하지 않겠는가?
특히나 이런 고민은 B.D에 의한 직간접적인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미국이 제일 심했다.
그리고 이런 전 세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렇다 할 뚜렷한 방안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파워볼사이트 자연재해를 두고 인간이 어찌할 수 있는 것은 없었으니까.
그저 깨끗한 물이라도 떠다 두고 제발 나타나지 않기만을 바라는 것이 가장 마음 편한 대응책이었다.
실제로 B.D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던 몇몇 이들이 집에서 인디언식 기우제를 하다가 딱 들킨 일도 몇 번 정도 있었다.
웃긴 것은 이런 파워볼게임사이트 이들의 행태에 다른 몇몇 이들이 동조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적어도 아직까지 B.D가 다시금 나타난 일이 없었으니, 이 기도가 효과가 있다나 뭐라나.
어찌 되었든 파워볼실시간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는 B.D에 대한 문제로 정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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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뉴욕 참사 이후 1년이 지났다.
B.D가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지도 어언 1년.
당시의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정부는 물론이고,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열심히 노력하고는 있지만, 아직 당시의 피해는 다 복구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핵폭탄이 터졌던 뉴욕의 경우에는 정화 스킬을 가진 헌터들이 거의 매일같이 스킬을 사용했지만, 여전히 기준을 한참이나 넘어선 방사능으로 여전히 생물이 살 수 없는 땅이었다.
두 SS랭크 헌터의 죽음, 뉴욕 참사와 갑작스러운 LA 대미궁의 소실.
미국 헌터계는 물론이고, 미국이라는 나라 전체가 큰 타격을 입었다.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이기에 망정이지, 다른 작은 나라 같았다면 이미 진작에 나라가 크게 흔들리지 않았을까?
잠깐 휘청이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나라가 멀쩡히 돌아가고 있다는 것에서 미국이란 나라가 얼마나 대단한 나라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다만, 어디까지나 겉으로나마 멀쩡히 돌아간다고 보일 뿐이지, 그 속을 파고 들면 정말 미국이란 나라가 멀쩡히 돌아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뉴욕 참사 이후 지난 1년 동안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들이 드러났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헌터의 부족이었다.
뉴욕과 LA는 각각 대미궁이 자리한 미국 최고의 헌터 도시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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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게도 이 두 도시에는 정말 많은 수의 헌터들이 있었는데, B.D의 등장과 함께 이들 대부분이 희생되었다.
당시에 희생당한 헌터들이 과장 좀 보태서 전체의 50퍼센트에 달한다고 했으니, 이때 미국이란 나라가 입은 피해가 얼마나 큰지 충분히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나름 세계 최고의 헌터 강대국이란 이름답게 부족한 헌터 전력으로도 어찌어찌 버티고는 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그것도 사실 한계에 가깝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그나마 남아 있던 헌터들마저도 근래 들어 자꾸만 미국을 떠나려고 한다는 것이다.
헌터들의 주 수입처가 미궁인 이상, 헌터들에게 있어서 미궁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그런 미궁 중에서 최고라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대미궁.
이런 대미궁이 하나도 아닌 무려 두 개나 있었기에 미국은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그렇기에 LA 대미궁의 소실과 방사능으로 인해 접근이 불가능한 뉴욕 대미궁의 상황은 그나마 남아 있던 헌터들마저도 미국 땅을 떠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이란 싱황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 정부는 또 나름대로 노력하기는 했지만 세상에는 노력만으로 도저히 해결되지 않는 일도 있었다.

앤드류는 레이샤의 뒤를 이어 세계 헌터 연맹의 의장이 된 헌터다.
그 랭크는 SA.
원래 레이샤 휘하의 예거즈 소속으로서 연맹에서도 나름 고위급 직급에 있던 앤드류다.
원래라면 레이샤가 습격받았을 때 다른 예거즈의 헌터들처럼 함께 죽을 운명이었겠지만, 당시 유럽으로 출장을 떠나 있던 그였기에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고, 이후 이렇다 할 후보가 없던 상황에서 결국 의장의 자리까지 오르게 되었다.
세계 헌터 연맹의 의장이 된 앤드류는 뒷수습부터 시작했다.
당연하게도 현재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다시피 그중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효과를 본 것은 없었다.
그렇기에 슬슬 아래에서부터 의장인 앤드류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기 시작한 상황.
지난 1년 동안 이렇다 할 성과나 실적이 없던 앤드류는 최근 그 자리까지 간당간당한 상황에 이르렀다.
딱히 앤드류에게 권력욕 같은 게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스스로 물러나는 것과 남들의 손에 끌려 내려오다시피 의장 자리를 내려놓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그렇게 앤드류는 제 의장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정확히는 평화롭게 저 스스로 의장 자리에서 내려오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노력했다.
하지만 앞에서 말했다시피 세상에는 도저히 노력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일들이 많았다.
앤드류가 했던 무수한 노력들은 냉혹한 현실의 벽 앞에 돈만 잡아먹는 쓰레기로 전락하고 말았다.
아, 이러다가 역사상 최초로 탄핵당한 의장이 되게 생겼다.
끔찍한 위기감이 앤드류의 등줄기를 싸늘하게 만들었다.

무언가 방도가 없을까?
그런 고민을 하던 앤드류에게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들이 접근했다.
앤드류가 실행한 정책들 중에는 B.D 같은 강대한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헌터 전력을 강화하자는 취지의 방안도 있었다.
앤드류가 내민 다른 쓰레기들처럼 별다른 성과는커녕 이렇다 할 효과조차 없었다만, 어쨌든 그러한 정책도 있었다.
앤드류에게 접근한 이들은 이 회생 불가의 쓰레기를 되살려 주겠다며 다가왔는데, 당시 남들이 인정할 만한 성과에 눈이 멀었던 앤드류는 냉큼 이들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 된 이들의 정체는 바로 키메라.
처음 그들의 정체를 깨닫게 된 앤드류는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원 예거즈 소속의 헌터이자, 연맹의 고위급 인사였던 앤드류는 당연하게도 키메라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물론 레이샤처럼 가장 핵심적이라 할 수 있는 정보까지는 전혀 몰랐지만, 적어도 이들이 여지껏 사람들을 납치하고, 실험을 벌였던 것에 대해서는 확실히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앤드류는 기함할 수밖에 없었다.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에 일단 덥썩 잡기는 했지만, 설마하니 그 정체가 그 악랄하기 그지없는 키메라들이라니!
제아무리 앤드류가 성과에 목이 말랐다고는 하더라도, 인간의 도리를 벗어난 저들과 어울리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다만, 이제 와서 손절하기에는 너무 깊숙이 얽혀 버렸달까?
동료가 된 선물이라며 그간 알게 모르게 챙겨 받은 소소한 것들이 너무나 많았다.
괜히 키메라들을 팽하려다가는 앤드류 본인 역시도 적지 않은 피해를 받을 터.
아니, 단순한 피해가 아니라 그간 그렇게 걱정했던 대로 이번에야말로 의장 자리에서 끌려 내려올지도 몰랐다.
다른 건 몰라도 그것만큼은 절대 안된다.

무능한 의장이라는 평을 들었으면 몰라도, 역사상 최초로 탄핵당한 의장만큼은 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저 사람도 아닌 키메라들과 함께 손을 잡자니 너무나 꺼림칙하다고 할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걱정만 늘어가던 앤드류를 향해 키메라들은 조용히 속삭였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네가 걱정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미 키메라 연성술은 충분히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고, 더 이상 사람들을 납치, 실험할 이유가 없다.
우리의 죄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이번 계획이 성공하게 된다면 공으로 과를 덮어달라.
그 흉악한 괴물(B.D)에게 대응하려면 우리의 힘이 필요하지 않겠느냐?
안 그래도 헌터 전력이 부족해지는 판국에 키메라를 이용해 전력을 강화시키는 게 좋지 않겠느냐?
과거의 악연은 잠시 뒤로하고 미래만을 보자.

그렇게 키메라들은 화려한 언변으로 설득했고, 앤드류는 결국 그 화려하기 그지없는 언변에 넘어가 버리고 말았다.
사실 앤드류가 키메라들과 손을 잡게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다.
바로 키메라가 은근슬쩍 앤드류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었기 때문이다.
‘요즘 정치인들이 자꾸 탄핵이다 뭐다 귀찮게 하지?’ ‘걱정하지 마라. 우리한테 다 방법이 있다.’ ‘고독이라고 알고는 있나? 이것만 쓰면 정치인들은 아무것도 못 한다.’ 은근하게 건넨 키메라들의 이야기에 그동안 정치인들에게 잔뜩 시달려왔던 앤드류는 냉큼 고개를 주억였다.
과거 가르시아, 정확히는 004가 죽기 전에 뿌려두었던 고독들은 여전히 일부 정치인들에게 남아 있는 상황이다.
물론 004가 완전히 소멸한 상황이었기에 당연하게도 이 고독은 전혀 쓸데없는 단백질 덩어리에 불과했지만, 키메라들은 이러한 사실을 앤드류에게 전혀 알려주지 않았다.
더더욱 키메라들이 밝힌 궤도에 올랐다는 키메라 연성술 또한 004의 부재로 사실상 쓸모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본디 키메라라는 것은 지구에 존재할 수 없는 것.
온전히 004의 능력 덕택에 존재할 수 있던 키메라였던 만큼 사실 키메라 연성술 같은 것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당연하게도 이러한 사실을 키메라들은 잘 알고 있었지만, 앞서 그랬듯 앤드류에게 말해주지는 않았다.
키메라들이 바라는 것은 은근슬쩍 세상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위한 통로였으니까.
그렇게 앤드류는 전혀 알지 못하는 대대적인 사기극이 시작되었다.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앤드류가 키메라들이 저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될 때쯤에는 이미 앤드류 역시 더 이상 발을 뺄 수 없는 깊은 구렁텅이 속으로 빠져버린 이후일 것이다.

백장미는 귀국하지 않고, 근래 미국에서 활동 중이다.
스노우의 나들이 동안 잠깐 프랑스 본국으로 돌아가는 일이 있었으나, 그것을 제외하면 거의 미국에서 머물렀다.
그녀가 하는 일은 꽤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최근 들어 가장 신경 쓰는 일이라면 바로 세계 헌터 연맹 의장의 탄핵 건이다.
앤드류 콜.
SA랭크의 헌터이자 전 예거즈 공격대 2팀의 팀장, 현 세계 헌터 연맹의 의장.
계속된 실패로 인해 세간에서는 무능한 이라고 욕을 하기 바빴지만, 실제로 그는 딱히 무능하지 않았다.
단지 시기가 안 좋았을 뿐이다.
만약 지금 같은 상황이 아닌, 다른 평범한 때 의장직을 맡았다면 별다른 실수 없이 무난하게 보냈을 터다.
오히려 예거즈란 거대한 공격대의 팀장까지 맡은 인물답게 유능과 무능을 나누려면 유능하다고 할 수 있을 인물.
그럼에도 그가 지금 이렇게까지 연달은 실패들을 경험하고 있는 것은 앞서 말했다시피 시기가 지나치게 좋지 않았을 뿐이다.
물론 사람들이 앤드류를 무능하다 손가락질하는 것에 백장미의 영향도 어느 정도 있었다.
직접적으로 나서지는 않았지만, 은근슬쩍 제 영향력 아래 있는 정치인들을 활용해 선동한 덕분이다.
딱히 백장미가 그에게 악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 몇 번 마주친 적이 있기는 하지만, 크게 접점은 없는 상대.

그럼에도 백장미가 기를 쓰고 앤드류를 탄핵시키려 하는 것은 지금 백장미가 원하는 것이 바로 의장직이기 때문이다.
그녀가 닉스에게 따로 명령 같은 걸 받은 적은 없었지만, 추후의 이런저런 계획들을 위해 연맹의 의장 자리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앤드류의 탄핵은 모두 계획의 일환일 뿐.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다.
그저 거쳐 가는 과정 중 하나.
그런 만큼 되도록 시간을 끌지 않고 빨리빨리 자리에서 내려와 주면 좋겠는데….
백장미가 한국을 떠나 미국에 도착한지 어언 수개월.
앤드류를 탄핵시키기 위해 노력한지 꽤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건만, 앤드류는 여전히 자리에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말했다시피 백장미는 앤드류에게 별다른 악감정이 없었지만, 계속 이대로 가다가는 조금 악감정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수하의 보고를 확인하며 백장미가 조용히 미간을 찌푸렸다.

순순히 자리에서 내려오기는커녕 근래 들어 앤드류는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처음 의장 자리에 올랐을 때처럼 열정적으로 움직인다.
몇몇 정치인들을 만나고, 직접 발품을 팔아 움직이는 일들이 많아졌다.
특히나 근래 들어 눈에 띄는 변화는 앤드류의 곁에 정체를 모를 이들이 함께하기 시작했다는 점.
슬며시 찌푸려진 미간을 백장미가 가볍게 문질렀다.
이건 조금 파헤쳐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왠지 모르게 백장미의 감이 말해준다.
꽤나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날 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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