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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메이저

“제167화
세계 헌터 연맹의 의장 레이샤 바렛.
SS랭크 헌터로서 서른도 채 되지 않은 어린 나이에 세계 최정상에 자리한 그녀는, 제멋대로인 이들이 많은 고랭크 헌터들 중에서도 한없이 정상에 가까운 이였다.
그녀 정도의 위치와 힘이라면 제 마음껏 활개 치고 다녀도 뭐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터인데,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그녀 본인이 헌터에게는 좀 더 강력한 제재와 규율이 필요하다 여기는 ‘규제파’의 대표적인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노관식 역시도 그녀와 같이 헌터들에게 족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규제파의 인물로서 이번 그녀와의 만남은 꽤나 의미가 있었다.
첫인사 이후,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레이샤라는 인물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이 끝난 노관식이 홀짝이던 찻잔을 내려놓았다.
구릿빛 피부의 아름다운 미인이 무심히 그를 바라본다.
“허허.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저에게도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추후 서면으로 진행하도록 하죠.” “암요. 최대한 빠르게 정리해서 보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눈인사로 감사를 전한 레이샤가 조용히 차를 홀짝였다.
잠시간 그 모습을 바라보던 노관식이 짐짓 지나가는 투로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
“그래서 공사다망하신 의장님께서 굳이 이 먼 나라까지 오신 이유가 무엇인지요?” “…공식적으로는 이번 의회에 참가하지 않으신 대한민국 헌터 협회장을 만나 뵈러 왔습니다.” “그렇다는 말은 말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는 뜻이군요.” 슬며시 찻잔을 내려놓은 레이샤가 덤덤히 고개를 주억인다.
“사적인 일이라 함부로 말을 꺼내기 힘들군요.” “으음. 한 나라의 헌터 협회장으로 의장님 같은 고랭크 헌터를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해하시죠?” “…이해합니다. 그래서 사전에 미리 양해를 좀 구하려고 합니다.” 그리 말한 레이샤가 흘깃 뒤편에서 대기 중이던 보좌관 리처드를 바라보았다.
그가 들고 있던 서류 가방을 조용히 내민다.
“제 이름으로 대한민국 헌터 협회를 후원하겠습니다.” “흐음. 연맹의 이름이 아니라요?” “사적인 일에 연맹의 이름을 들먹일 수는 없으니까요.” 덤덤히 말한 레이샤가 가방 안에 담긴 몇 장의 서류를 노관식에게 넘겼다.
서류를 받아든 노관식이 빠르게 그 내용을 훑었다.

오픈홀덤

“…은하, 성호, 북두, 새벽. 5대 길드 중 네 로투스바카라 곳과 SS랭크 몬스터 합동 토벌? 이걸 도대체 언제?” “협회장님을 만나기 전에 먼저 만나고 왔습니다. 얘기가 잘 끝나서 좋은 조건으로 계약했지요.” 차분하게 내뱉은 레이샤가 슬며시 표정을 구기는 노관식을 향해 말을 이었다.
“저는 어디까지나 옵저버로서 참여할 예정입니다. 부산물 중 일부를 받을 예정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극히 일부에 불과하죠. 어찌 되었든 이걸로 제가 한국에 머물 정당한 이유가 생겼네요.” “…허허. 이 늙은이가 한 방 먹은 느낌이군요.” “운이 좋았습니다.” 슬며시 미소 지은 레이샤가 말을 이었다.
“앞으로 제가 협회를 후원하고, 이번 공동 토벌이 무사히 끝난다면 협회장님도 충분히 실리는 다 챙기신 것 같네요.” “…좋습니다. 의장님의 국내 체류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가볍게 눈인사한 레이샤가 곧 몸을 일으켰다.
로투스홀짝 이만 자리를 파하려는 그녀의 행동에 노관식이 조용히 물었다.
“정확한 일정은 아십니까?” “아직 세세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더군요. 대부분의 준비는 애초에 이미 끝나 있었고, 저만 준비가 끝나면 출발할 것 같습니다.” “으음. 토벌이 무사히 끝나길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생긋- 웃어 보인 레이샤가 이내 보좌관과 함께 노관식의 집무실을 떠나갔다.
떠나간 그녀의 오픈홀덤 빈자리를 잠시간 바라보던 노관식이 언제나처럼 ‘끄응’ 앓는 소리와 함께 머리를 긁적였다.
“정말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구먼.” 이번 일을 기회 삼아 뭐라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뭐, 그녀 이름으로 세이프게임 후원한다고 했으니, 적지 않은 지원을 얻을 수 있겠지.” 공식적으로 단둘밖에 남지 않은 SS랭크의 후원이니 그만큼 파급력이 클 수밖에 없을 터.
거기다 비공식 SS랭크 헌터인 닉스의 존재까지 잘 활용한다면 대한민국 헌터계는 앞으로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어렵지 않게 세이프파워볼 그려지는 장밋빛 미래에 노관식이 오랜만에 기분 좋게 웃었다.
그리고 그런 노관식의 웃음을 한쪽에서 지켜보던 황석호가 조심스레 묻는다.
“레이샤 의장에게 ‘그것’에 대해 말씀 안 하셔도 됩니까?” 황석호의 질문에 웃음을 그친 노관식이 느릿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직 말하기에는 일러.” “그분 정도라면 충분히 믿을 만하지 않나요? 평소 협회장님의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도 많고요.” “보이는 것 그대로를 믿으면 안 된다, 석호야. 이번 일의 규모를 생각하면 아무도 섣불리 믿어서는 안 돼.” “…협회장님은 의장도 이번 일에 관련이 있을 거라 생각하시나요?” “그건 모르지. 그녀에 대해 아는 게 없으니까. 하지만, 적어도 가능성은 있으니까. 미리미리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 “그렇군요.” 가만히 고개를 주억거리는 황석호의 모습에 노관식이 흘깃 시선을 돌려 레이샤가 두고 간 서류를 바라보았다.
“싹수없는 5대 길드 녀석들. 토벌 일정이 잡혔으면 협회에 먼저 재깍재깍 보고해야지. 그런데 다른 이도 아니고, 하필 외부인한테 처음 소식을 듣게 해? 허 참.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을 내뱉은 노관식이 자세히 서류를 살핀다.
“랭크 SS. 정식 명칭 ‘용암비룡(마그마 와이번)’이라… 그간 단단히 준비하기도 했고, 그 레이샤가 옵저버로 참여한다면 별문제는 없겠군.” 보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은 노관식의 시선이 창밖을 향했다.
“그래서 닉스 그 친구는 오늘 안 오려나? 영 심심한데.” 구름 한 점 없이 화창하게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그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베스트 메이저

노관식과의 만남을 끝낸 레이샤가 준비된 차를 타고 머무는 호텔로 향했다.
“이걸로 한국에서의 일정은 다 끝난 건가요?” “예, 의장님. 며칠 뒤의 토벌 일정만 남아 있습니다.” “그럼 당분간 휴식이군요.” 이게 얼마만의 휴식일까?
지난 몇 개월간 한국을 방문하기 위해 가득 차 있던 스케쥴을 모두 몰아서 처리한 레이샤였다.
그녀가 좌석의 등받이에 푹- 몸을 파묻었다.
SS랭크의 초인 헌터로서 쉽게 지치지 않는 그녀였건만, 지난 몇 개월간의 일정은 아무리 뛰어난 신체를 가지고 있는 그녀라도 지칠 수밖에 없는 일정이었다.
평소의 차분하고, 엄격한 세간의 이미지와 달리 푹 늘어진 레이샤가 흘깃 창밖을 살폈다.
마침 지나고 있던 서울 대미궁 앞의 번화가.
사람들과 활기로 가득 찬 그곳을 바라보며 레이샤가 나지막이 입을 연다.
“다른 곳의 번화가도 그렇지만, 특히나 이곳의 번화가는 활기가 넘치네요.” “좋은 곳입니다. 과거 성재명 헌터가 실종되지만 않았다면, 저희 미국과 함께 G2라 불렸을 수도 있던 나라니까요.” “…성재명이라.” 나지막이 중얼거린 레이샤가 흘깃 리처드를 바라보았다.
“그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 “과거 지나가며 한번 본 적이 있습니다. 대단한 사내였죠. 가르시아 헌터를 제외하면 비교할 상대가 없었습니다.” “저와 비교해서는요?” 덤덤히 물어오는 질문에 리처드가 난처한 얼굴을 해 보였다.
그런 리처드의 모습에 그 대답을 알 만하다는 듯 레이샤가 피식 웃었다.
“저는 아직도 부족하다는 거겠죠.” “…애초에 의장님과 성재명 헌터는 전투 방식부터가 다르니까요. 비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만, 의장님은 누가 뭐래도 ‘최고’의 헌터 아닙니까? 게다가 이미 죽은 성재명 헌터와 달리 시간은 의장님 편입니다.” “…고마워요, 리처드.” 나지막이 내뱉은 그녀의 시선이 재차 창밖을 향한다.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번화가의 모습.
무심히 그 풍경을 바라보던 레이샤의 시선이 무심코 한쪽을 향했다.
그곳에는 한 사내가 있었다.

세이프게임

한쪽에 마련된 밴치에 조용히 앉아 있는 사내는 얼핏 봐서는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그 존재감이 없었다.
그 레이샤마저도 작은 위화감을 느끼지 못했다면 전혀 깨닫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사내의 주변에는 얼핏 봐서 강아지나 돼지로 보이는 두 생물이 이리저리 바삐 뛰어다니고 있었다.
무심코 지나칠 뻔했던 그 풍경에 레이샤가 다급히 입을 열었다.
“…리처드. 잠깐만요.” “예? 의장님?” 당황한 리처드가 무어라 말하든, 말드 레이샤는 멈춰선 차에서 내렸다.
짙은 선글라스와 넓은 챙모자를 눌러쓴 그녀가 리처드를 향해 말했다.
“잠시 산책 좀 하고 갈게요. 먼저 호텔로 돌아가세요.” “의, 의장님?!” 평소 잘 있지 않은 레이샤의 돌발 행동. 당황한 리처드가 어찌할 바 모를 때, 뒤편의 차에서 ‘빵!’하고 클락션이 울렸다.
결국 리처드는 울며 겨자 먹기로 먼저 떠날 수밖에 없었다.
레이샤는 느릿하게 걸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놀랍다.
사내가 있는 곳만은 마치 주변과 동떨어져 있는 다른 세상 같았다.
무슨 스킬이라도 사용한 것일까?
작은 의문을 느낀 레이샤가 걸음을 내디뎠다.
주변의 공간과 단절돼 있는 것 같은 보이지 않는 막을 레이샤가 성큼 넘어섰다.
그제야 사내의 시선이 흘깃 레이샤를 향한다.
무심히 저를 바라보는 눈동자에 레이샤가 가볍게 목례했다.
그 인사를 사내가 아무렇지 않게 받았다.

“컁컁!”
“뀨… 뀨웅!” 정신없이 사내 주위를 뛰어다니던 두 생물이 갑작스레 등장한 레이샤의 존재에 급히 달려온다.
선뜻 다가서지 못하고, 잔뜩 경계하는 두 생물의 태도에 레이샤가 입을 열었다.
“몬스터군요.” 멀리서 봤을 때 얼추 짐작했지만, 가까이서 보니 확실하다.
열심히 뛰어다니던 두 생물은 그녀의 예상처럼 몬스터가 맞았다.
그것도 목줄이나 별도의 안전장치 없이 풀려 있는 몬스터.
“아직 어린 것 같지만, 랭크는 꽤 높군요. 이 정도라면 일반인들이 충분히 다칠 수도 있는 수준이에요.” 어느새 발치까지 다가와 킁킁- 냄새를 맡는 작은 여우를 바라보며 레이샤가 말했다.
“설이나 토순이는 함부로 인간을 공격하지 않는다.” “당신에게는 귀여운 아이들일지 몰라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흉포한 몬스터일 수도 있죠.” 덤덤히 말을 잇던 레이샤가 발치에서 들려온 ‘컁?’하는 울음소리에 무심코 시선을 돌렸다.
세 개의 꼬리를 살랑거리며 저를 향해 눈을 반짝이는 아기 여우가 보인다.
그리고 그런 여우를 말리려는 듯 열심히 ‘뀽뀽-’거리는 돼지인지 토끼인지 모를 생명체까지.
레이샤가 무심코 올라가려던 입꼬리를 애써 진정시켰다.
“…어쨌든 다음부터는 목줄이나, 입마개 같은 것을 준비해 주세요.” “딸아이에게 목줄이랑 입마개라… 가당치 않군.” “아무리 딸 같은 아이라도 어쩔 수 없어요. 이 아이들은 몬스터니까.” 그리 말한 레이샤가 흘깃 제 발치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자리를 떠나지 않고 저를 올려다보는 아기 여우가 보인다.
그녀가 결국 더 참지 못하고 몸을 숙였다.
그리고 그러다 멈칫.

“…혹시 제가 이 아이를 쓰다듬어도 될까요?” 레이샤의 질문에 사내가 눈살을 찌푸린다.
뭔가 못마땅하다는 얼굴을 해보인 사내가 막 입을 열려던 순간.
레이샤를 향해 눈을 반짝이던 여우가 이내 먼저 그녀를 향해 달려들었다.
“컁컁!”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제 품에 몸을 비비는 아기 여우의 모습에 레이샤의 입꼬리가 더 버티지 못하고 히죽이며 올라갔다.
‘차 안에서 볼 때부터 어렴풋이 느꼈지만, 정말 부드러워!’ 레이샤가 홀린 듯 여우의 몸을 쓰다듬는다.
그 푹신푹신하고 부드러운 털의 감촉에 그녀의 입꼬리가 한계를 모른 채 자꾸만 올라갔다.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사내가 ‘허’하고 헛웃음을 내뱉었다.
사내의 품속에서 새하얀 뱀 한 마리가 빼꼼 고개를 내민다.
여우의 옆에서 어쩔 줄 모른 채 안절부절하던 토끼가 급히 사내를 향해 달려왔다.
“뀨─! 뀨우웅─!!!” “…괜찮다. 딱히 적의는 없어 보이니까. 저걸 봐라, 저 얼굴 어디에 적의가 있을까?” 완전히 풀어진 채, 바르지 못한 얼굴의 레이샤를 가르치며 사내가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렇게 한참 동안 여우를 쓰다듬던 레이샤가 더 보다 못한 사내의 헛기침 소리에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
“앗…!”
“…이제 좀 정신이 드나 보군.” “컁컁─!” 뒤늦게 제가 부린 추태를 깨달은 레이샤가 푹-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귓가가 붉게 달아올랐다.

“…실례했습니다.” “…아니, 설이도 꽤 마음에 들어했으니 별 상관은 없다.” “컁컁!”
‘나는 괜찮아!’하고 말하는 듯한 여우의 울음소리에 레이샤가 살며시 웃었다.
“정말 귀여운 아이네요.” “그렇지. 설이의 귀여움은 세계 최고다.” 어느새 제 품에 안긴 여우를 쓰다듬으며 사내가 당당히 말했다.
그런 사내의 모습에 레이샤가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래도 안전장치만큼은 꼭 해주세요. 단순히 다른 이들 때문이 아니라, 그 아이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니까요.” “흠. 경험담인가?” 무심히 저를 바라보는 시선에 레이샤가 대답 대신 잔잔히 웃었다.
그 웃음 속에 숨겨진 씁쓸함에 사내도 더 입을 열지 않았다.
사내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가시는 건가요?” “슬슬 시간이 되었으니까.” 그리 말한 사내가 여우와 토끼를 품에 안은 채 걸음을 옮긴다.
그와 함께 주변에 자리하던 보이지 않던 위화감이 오간 데 없이 사라진다.
떠나가는 사내의 등 너머로 여우가 빼꼼 고개를 내민다.
덩달아 함께 있던 토끼와 뱀도 슬며시 고개를 내밀었다.
“컁컁!”
인사라도 하듯 손을 흔드는 여우의 모습에 레이샤가 저도 모르게 진한 미소를 지었다.
이미 이 세상에 없는 그녀의 소중한 옛 파트너가 떠오른다.

무려 SS랭크에 달하는 테이밍 스킬을 가지고 있음에도 섣불리 다른 몬스터를 테이밍하지 않는 이유.
이제는 볼 수 없는 파트너의 기억에 레이샤가 쓰게 웃었다.
어느새 사내의 모습은 오간 데 없이 사라져 있었다.
‘보통 사람은 아니군요.’ 뛰어난 감지 스킬을 가진 레이샤로서도 쉽사리 기척을 잡기 힘든 사내.
그 랭크조차 쉬이 짐작할 수가 없다.
‘성재명 이후로 별다른 인재가 없다고 했었나요? 그것도 이제 전부 옛말이겠네요.’ 사내가 사라진 방향을 잠시간 바라보던 레이샤가 이내 등을 돌렸다.
‘…그러고 보니 몬스터를 세 마리나 데리고 있었는데? 도대체 어떻게?’ 보통의 테이밍 스킬로는 그 랭크에 상관없이 한 마리의 몬스터밖에 테이밍 할 수 없음에도 사내는 무려 세 마리의 몬스터를 거느리고 있었다.
SS랭크의 테이밍 스킬로도 불가능한 일을 사내는 도대체 어떻게 한 것일까?
작은 의문을 느끼면서도 레이샤는 그 이상 더 깊숙이 생각하지 않았다.
오랜만에 떠오른 옛 파트너와의 기억 탓에 탄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다.
‘호텔로 돌아가 푹 쉬어야겠지.’ 리처드한테 할 변명도 필요하고.
그렇게 몸을 돌린 그녀의 모습이 마치 사내가 그랬던 것처럼 처음부터 그 자리에 없었다는 듯 감쪽같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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